반도체 쉬고 코스닥 테마가 뛰었다
코스피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밀리며 뒷걸음질했고, 코스닥은 양자·보안 테마를 타고 크게 올랐다. 미국 지수 선물이 나란히 오르고 엔비디아가 또 최고가를 쓴 밤이어서, 국장 반도체가 이 온기를 따라붙을지가 다음 장의 관전 포인트다.
지수는 엇갈리고 돈은 갈라졌다
코스피는 소폭 밀렸지만 코스닥은 그 몇 배 폭으로 올라 두 시장의 방향이 정반대로 갈렸다. 코스피 하락의 무게는 거래대금 맨 위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실렸다. SK하이닉스는 둘째인 삼성전자를 크게 웃도는 손바뀜 속에 낙폭도 더 깊었다.
지수형 상품도 같은 쪽으로 움직였다. 대표지수 ETF들이 거래대금 상위에 줄줄이 올라 함께 내렸고, 레버리지 ETF의 낙폭은 일반 지수 ETF의 두 배 남짓이었다. 반면 미국 나스닥·S&P 추종 ETF는 상위권에서 오름세로 마감해, 같은 날 국내 지수와 미국 지수에 거는 돈의 방향이 엇갈렸다.
시장 전체로 보면 상승 종목이 하락 종목을 넉넉히 앞섰고 상한가도 여럿 나왔다. 지수가 빠진 날치고 체감은 나쁘지 않았다는 뜻이다. 대형 반도체에서 빠진 돈이 중소형 테마로 흩어진 그림으로 읽힌다.
양자·보안이 코스닥을 끌었다
가장 강한 무리는 양자내성암호·양자컴퓨터·인터넷보안이었다. 라온시큐어가 여러 테마에 걸쳐 상한가로 맨 앞에 섰고, 샌즈랩도 상한가로 보안 테마를 이끌었다. CBDC·블록체인까지 결이 비슷한 종목군이 함께 올라 한 흐름이 여러 테마로 번진 모양새인데, 이를 설명하는 사건은 사실 묶음에 잡히지 않았다. 재료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수급 쏠림으로 보는 편이 안전하다.
거래대금 상위 가운데선 삼성전기와 주성엔지니어링이 눈에 띄게 올랐고, 주성엔지니어링은 두 자릿수 급등이었다. 같은 날 한성크린텍이 베트남 삼성전기 프로젝트 기자재 공급계약을 공시했지만, 이는 납품하는 쪽의 사건이라 삼성전기 주가를 설명하는 재료로 볼 수는 없다. LG전자는 북미 AI 데이터센터 칠러 공급계약과 미국 버지니아 칠러 공장 신설 소식이 겹치며 장 초반 강세가 기사로 잡혔다. SK이노베이션도 SK온의 대형 수주 소식과 맞물려 주목받았다.
이번 회차에 잡힌 공시는 공급계약이 대부분이다. 같은 유형의 과거 사례를 보면 공시 뒤 스무 거래일 기준 적중률이 절반에 못 미쳤고, 평균 초과수익은 오히려 소폭 마이너스였다. 계약 공시 하나로 추세를 기대하기보다 매출 대비 계약 규모와 후속 수주를 함께 따져야 한다. HLB는 FDA 완제의약품 시설 실사가 마무리됐다는 소식으로 신약 허가 재도전의 한 단계를 넘겼지만, 승인 자체와는 거리가 있다.
미국은 위험선호, 국장 반도체는 엇박자
미국 지수 선물은 나스닥·S&P 모두 오름세이고 VIX는 내려 위험선호 쪽으로 기울었다. 엔비디아가 또 최고가를 썼고, AMD도 서버 CPU 시장 전망이 높아졌다는 소식과 함께 올랐다. 정작 국장 대표 메모리주는 같은 날 밀렸으니, 미국 AI 랠리의 온기가 국장 반도체로 넘어올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셈이다.
미국 섹터로는 소재·커뮤니케이션·에너지가 앞섰고 기술은 중간쯤, 부동산만 밀렸다. 국채금리 급등 헤드라인과 부동산 약세는 방향이 맞물린다. 구글이 Constellation Energy와 대규모 전력 계약을 맺고 원전에 새로 베팅했다는 소식도 나왔는데, 미국 전력난이 메모리 호황의 변수로 떠올랐다는 국내 보도와 결이 겹친다.
원/달러는 내려 원화가 강해졌다. 아침 외환 브리핑은 달러 강세 속 공방을 예상했지만 실제 종가는 그보다 낮은 쪽에서 섰다. 유가는 신호가 엇갈린다. 호르무즈 해협 선박 피격과 브렌트유 백 달러 재돌파 헤드라인이 나왔는데도 WTI는 이날 밀렸고, 국장 해운 테마도 약했다. 지정학 재료가 이날 국장 가격에 실리지는 않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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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볼 것
- 엔비디아·AMD 강세가 이어지는데도 SK하이닉스·삼성전자가 반등하지 못하면, 미국 AI 랠리와 국장 메모리의 엇박자가 길어지는지 본다
- 양자·보안 테마가 재료 확인 없이 다음 날에도 거래대금을 유지하는지, 라온시큐어·샌즈랩 등 상한가 종목의 시가 흐름을 본다
- 호르무즈 긴장이 WTI 상승으로 번지면 정유·해운·저가항공의 방향이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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